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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헤드윅 - 이규형, 김려원
2021. 9. 30. 23:45
헤드윅 - 이규형, 김려원
2021-09-08 (수) 14:00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넘버>
1. Tear Me Down
2. The Origin Of Love
3. Sugar Daddy ☆
4. The Angry Inch ☆
려츠학 - One Moment in Time
5. Wig In A Box
규드윅 - Lately
6. Wicked Little Town
7. The Long Grift
8. Hedwig's Lament
9. Exquisite Corpse ☆
10. Wicked Little Town Reprise ☆
11. Midnight Radio
별생각 없이 자리 예매했는데 헤드윅이 등장하는 통로였다. 어쩐지 공연 시작 직전인데 돌아서 입장을 하라고 하더라.
개인적으로 이규형 배우는 '비밀의 숲' 이미지가 강해서 헤드윅이랑 매치가 안됐는데 어마어마한 편견이었다. 무대에 오른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초반 어수선한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힘과 무대 장악력이 대단했다. 몰입감 장난 아니고 생각보다 발성도 좋고 성량이 짱짱해서 놀랐다.
표현력도 좋고 오븐에 들어가 모니터와 아이컨택하는 부분에서는 이미 헤드윅 그 자체. 이어서 슈가대디와 앵인으로 이어지는 씬까지 전율이 넘쳤다. 다만 아무래도 앵인까지의 넘버에서 혼신을 다했기 때문인지 미스터 에스프레소 씬에서는 2곡 정도 약간 피치가 떨어지는 느낌이긴 했다. 그래도 후반부 과거 회상씬에서 토미와 헤드윅이 대화를 주고받는 부분은 정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였고 앞서 다소 아쉬웠던 위키드 넘버의 리프라이즈는 이번 공연에서 베스트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전체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초반부에 화려한 넘버들로 텐션이 올라갔다가 중반부에서 잠깐 쉬어가고 후반부 헤드윅의 감정선을 드러내는 노련한 공연이었다.
그럼에도 몇가지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이츠학과의 관계는 후반부에서 급격히 두드러져 엔딩에서 둘의 유대에 크게 공감할 수 없었다. 또한 앵인밴드와는 얽히는 씬이 거의 없어서 그저 배경으로 존재하는 느낌이랄까, 아무래도 극의 성격상 이규형 배우 혼자만의 원맨쇼 라는 감상이 컸다.
헤드윅 극에 여러번 오른 배우라 그런지 강약 조절이 능숙했고 애드립이나 관객을 대하는 모습에 여유가 보여 관람하는 입장에서도 마음이 편했다. 헤드윅에 대한 규드윅의 해석은 원작을 최대한 살리면서 감정에 약간의 변주를 더하는 노선이라 헤드윅이라는 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 추천하기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